최근 인터넷상에서 이슈가 된 우리나라의 실질 문맹률이 화제다.
한 업체 측이 사과문에서 사용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궁금함에 자료를 찾다 보니 우리나라 실질 문맹률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이거 정말 심각하지 않은가!!
실질 문맹률 75%
OECD 최고 수준
한글은 누구나 쉽게 읽고 쓸 수 있다. 그래서 기본 문맹률은 우리가 늘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문제는 글을 읽고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이 높다는 것은 소통의 문제라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2001년에 한국교육개발원이 OECD에서 만든 문해력 조사 문항을 활용해서 조사했는데 당시 우리나라는 23개 OECD 회원국 가운데 19위로 꼴찌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20년 전 수치이다.
2018년 OECD 조사에선 49.8% 33개 회원국 가운데 16위로 중간 정도의 순이었다.
조사 방법에 대해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를 살펴보자.
문해는 더 이상 읽고 쓰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복잡한 기술을 종합한 것이다. IALS에서는 조사의 많은 부분에 신문, 팸플릿 등으로 부터 필요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산문문해 영역과, 지도, 버스 시간표, 차트, 그림을 보고 정렬하거나 파악하는 문서문해, 그리고 수량적 계산 능력인 기본적인 수량문해를 포함시켰다.
이러한 문해의 정의를 기본으로 하여 문해 측정 영역을 산문문해(prose literacy), 문서문해(document literacy), 수량문해(quantitative literacy)의 세 영역으로 분류하였으며, 각 영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산문문해 : 논설, 기사, 시, 소설을 포함하는 텍스트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문서문해 : 구직원서, 급여 양식, 대중교통 시간표, 지도, 표, 그래프 등 다양한 형태의 문서에 포함되어 있는 정보를 찾고 사용하는데 필요한 지식 과 기술
수량문해 : 금전출납, 팁 계산, 주문양식 완성, 대출이자 계산 등 인쇄된 자료에 포함된 숫자를 계산하거나 수학공식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각 레벨은 아래와 같이 4단계로 나뉩니다.
● Level 1(0 – 225점)
문해에서 매우 취약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예를 들어, 의약품의 설명 서에 나타난 정보로부터 아이에게 투약할 약의 양을 정확하게 결정하지 못하 는 사람이다.
● Level 2(226점 – 275점)
1단계보다는 어려우며, 단순하게 드러나는 복잡하지 않은 일에 대해 대응할 수 있다. 2단계의 응답자는 읽을 수는 있으나 문해기술은 부족한 편이다. 일상 적인 문해능력이 요구되는 일에 가까스로 기술을 적용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새로운 직업, 기술을 학습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요구에 부딪혔을 때는 문해능력이 부족하다.
● Level 3(276점 – 325점)
진보된 사회에서 복잡한 일과 일상에서 요구되는 것에 대처하기 위한 최소한 의 수준으로 간주된다. 중등교육을 성공적으로 이수하고 대학 입학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을 대략적이나마 수행할 수 있다. 높은 문해수준에서 요구되는 여러 정보를 통합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Level 4/5(326점 – 500점)
고도의 정보처리 및 기술 능력을 구사하는 응답자들을 지칭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
3가지 평가항목에서 우리나라 성인들의 실질 문맹률은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다른 회원국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젊은 세대가 실질 문맹률이 높다?!
최근 이슈만 놓고 보면, 젊은 세대가 실질 문맹률이 높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일까?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국 한생들의 읽기 영역 점수가 떨어지는 추세인 것은 맞다. 그래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위권이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세부 영역별로 가장 낮은 등수가 8등이다.
오히려 한자 교육을 받은 중장년층의 문해력이 낮다. (2018년 연령별 문해력 점수표 참고)
종합하면 실제 실질 문맹률 75% 한국 젊은이들의 문해력이 낮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중장년층의 높은 실질 문맹률
우리나라 중장년층 가운데 실질 문맹이 심각하다는 말이 사실인지 알아본 기사가 있다.
한 구청 복지관의 중급 인터넷 교실을 찾아갔습니다. 대부분 60대 이상이었지만, 몇 달씩 교육을 받아 컴퓨터도 능숙히 다루는 분들이었습니다. 앞서 입수한 OECD 문자 독해력 테스트 문제로 시험을 봤습니다. 약 설명서 등에 쓰여있는 10줄 가량의 주의 사항을 읽고 그 가운데 적힌 ‘최대 복용 가능 기간’을 답하는 문제였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17명 중 9명, 그러니까 절반 가량이 틀렸습니다. 20대 10명에게 같은 문제로 테스트했을 때는 수십 초안에 100% 정답을 맞혔습니다. 결국, 조사 대상 장년층의 절반은 간단한 약 상자의 주의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해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KBS [취재후] 박대기 기자
약 설명서 10줄의 주의사항을 읽고 최대 복용 가능 기간을 답하는 문제에서 절반이 넘게 틀렸다. 반면에 20대는 간단하게 다 맞췄다고 한다. 연령층 간의 점수 차이도 영국 0.1, 미국 8점에 비해 우리는 48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흥미롭지만 너무 당연한 분석도 하고 있다. 책을 계속 읽었던 중장년층은 현재도 독해력이 비교 대상에 비해 월등하다고 한다.
연구 담당자는 이렇게 분석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중장년층이 되어도 독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채로 나이가 들면 독해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렇게 보면 과연 우리 중장년층이 독서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인지 의문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노동 시간은 OECD 최장 시간으로 알려졌습니다. 야근과 주말 근무가 많은 상태에서 일하는 50대와 60대 상당수는 독서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뿐 아니라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큰 문제입니다. 조사 담당 연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독해력이 낮으면 의미 있는 의사소통이 힘들어지니까, 정치적인 참여나 정치적인 발전에 이르는 데도 저해가 된다.”
▶KBS [취재후] 박대기 기자
규칙적인 독서 습관
난독증이라는 말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문장이 길어지고 약간의 은유, 수치, 전문용어가 들어가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운동도 규칙적으로 해야 건강해지듯, 독서도 규칙적으로 해야 문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귀찮아하지 않아야 늙어서 무지한 노인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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