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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작] 이른바 낀 세대 생존법 - 2부

by 에디초이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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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낀 세대 생존법 2부.
지난 시간에 이어 리더가 된 X 세대의 고민에 대해 이어가 보자.

 

 

 

 MZ들의 편견

어떻게 하면 꼰대 소리를 듣지 않을까
 
‘젊은 꼰대’라는 말이 있다. X세대보다 훨씬 어린 젊은 사람이 한참 윗세대가 가질 법한 고리타분한 사고를 남에게 강요할 때 쓰는 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단어가 유행한 현상을 보면 꼰대가 아닐 것 같고 꼰대가 아니어야 하는 사람이 꼰대같이 굴 때 부정적 인식으로 쓰였다. 

직장인들 사이에 꼰대란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게 2010년 전후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당시 꼰대로 치부되던 사람들은 X세대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 시절 X세대 대부분은 아직 리더의 위치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당시는 베이비붐세대 혹은 그 이전 세대 중에서 젊은 세대가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을 보이는 이들이 꼰대라는 말에 타깃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 주요 타깃이 X세대인 경우가 많다. X세대라면 누구나 '요즘 MZ들은 60년대생 꼰대보다 70년대생 꼰대를 더 싫어한다'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X세대가 리더 집단으로 성장한 탓도 있지만 X세대가 왜 윗세대와 같이 묶여 꼰대 취급을 당하게 됐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신분석학에는 ‘공격자와의 동일시’라는 게 있다.
1932년 헝가리의 정신의학자 페렌치 샨도르가 처음 주장하고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딸 아나 프로이트가 정리한 개념이다. '동일시'는 개인이 자기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을 닮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격자와의 동일시’는 자신을 괴롭히거나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자기도 모르게 닮아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사람의 특징을 닮아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미성숙한 방어 자세다. 심한 가정 폭력에 시달린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자신의 자녀에게 똑같이 행동하는 경우가 그런 예다.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에서도 '공격자와의 동일시'라는 룰이 적용된다. 한마디로 부하 직원이 상사의 리더십 스타일을 그대로 배울 수 있다는 말이다. 조직 경험이 상사보다 적은 부하 직원은 상사의 언행을 은연중에 학습하게 된다.

상사가 긍정적 성격에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나마 행운이다. 하지만 X세대가 부하 직원이었던 시절의 리더는 권위적이고 지시적 성향인 상사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믿던 시대였다. 
상사의 권위적 태도를 싫어했던 X세대가 다른 리더십을 보고 배우려고 해도 찾기가 힘들었다. 조직이 정한 바람직한 리더상이 탑다운 리더십이고, 가장 많이 보고 듣는 게 이러한 스타일의 상사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 리더십을 닮아갔다.
옛 상사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극복해야 한다.
X세대 리더들은 과거 상사들에게 배웠거나 맞다고 학습된 리더십이 과연 지금에도 맞는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버려라. 그래야만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한 이상적인 리더십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시작될 수 있다.

리더십은 행동이다.
바람직한 리더상에 자신을 부합시켜 나가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실천해야 한다.
자신만의 리더십 기준을 세운다면 타인의 리더십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배울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윗세대 리더의 부족한 행동을 ‘그에게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합리화하지 않을 것이다. 윗세대와 ‘꼰대 패키지’에 묶여 MZ 세대와 더 멀어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리더들의 리더로서 후배 리더들에게 극복의 대상이 아닌 훗날 닮고 싶은 리더로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시대와 상황에 맞는 바람직한 리더십을 재정의하고 꾸준하게 성장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도 조직 내부에 만연한 권위적 리더십은 아주 오래전부터 계승에 계승을 거듭한 것일지도 모른다. 설사 꾸준한 각성과 노력으로 자신의 옛 상사보다 더 나은 리더십을 발휘하게 됐더라도 현재 그 리더십이 이미 구식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X세대가 상사와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말,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다” 혹은 “시도는 해 봤어?”가 요즘 MZ 세대에게 먹히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리더십에서 '공격자와의 동일시'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현재의 위치와 상황을 고려해 자신만의 리더십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회사는 현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방향을 꾸준하게 알려줘 리더들의 자기 각성과 변화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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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탓, 세대 탓
 
X세대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일반 리더나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과 달라야 한다. X세대는 조직과 동료에 대해, 무엇보다도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하 리더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 주요 대상은 X세대의 직속 부하로 일하고 있는 밀레니얼세대 팀장들이다.

한국에서 밀레니얼세대는 1981~1988년생이다. 현재 연령은 4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으로 이들의 직장 경력은 대략 10년 혹은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앞서 설명한 레벨 5 리더십에 따르면 이미 레벨 3의 유능한 관리자 단계에 도달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들은 밀레니얼세대나 Z세대를 부하 직원으로 둔 초급 혹은 중급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나이 차이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MZ 세대로 한데 묶여 간주된다. 두 세대 모두 삶의 질과 업무의 유연성을 중요시하는 등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레니얼세대는 2000년대 후반 경제 침체기를 취업 준비생이나 사회 초년생 때 겪었기 때문에 고용안정성에 대해서는 Z세대보다 더 민감하다. 
한편 Z세대는 사회 초년생 때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를 계기로 재택근무 등 업무나 근무 형태가 얼마든지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이는 Z세대가 밀레니얼세대보다 변화를 더 과감하게 요구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두 세대를 한데 묶거나 ‘MZ들은 어떻다’고 일반화해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X세대는 확실한 경험이나 근거 없이 “밀레니얼들은 어떻다” “MZ들은 우리와 다르다"라는 식으로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부하 직원과 갈등을 겪었거나 특별한 사건이 일어난 경우라도 그건 둘 사이의 개인적 문제이지 해당 부하 직원이 속한 특정 세대 전체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갈등 상황에서 “MZ들은 왜 이래?”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스스로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

우리가 ‘세대 탓’을 하는 것은 특정 개인에게 화살을 돌리고 책임을 묻는 것보다 세대 집단의 문화 혹은 특성을 비난하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개인에겐 내가 모르는 속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걸 고려하지 않고 개인을 비난하거나, 혹은 속 사정을 알려고 노력하는 데는 매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반면 집단을 비난하면 특정되는 개인이 없으니 좀 더 냉혹하게 비판해도 죄책감이 덜하다. 그러나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이 결국 심각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도대체 쟤들은 왜 그래"라는 편견일 수 있다. 그러나 한 발짝 더 나아가 “쟤들은 원래 그래” “저들은 우리한테 하등 도움이 안 돼” “저들과 이런 식으로 같이 일할 순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차별이고 혐오다.

MZ 세대 부하 직원들과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올바른 리더라면 자신의 잘못은 아닌지, 혹은 그럴 만한 사정이 있거나 상황이었던 것은 아닌지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도 정말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 개인을 탓해야지 개인의 출신 배경이나 속한 집단의 문제로 비약하지 말아야 한다. 즉, X세대 리더는 MZ 세대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이들 세대 전체를 탓하는 습관으로부터 먼저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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