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를 얘기할 때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배터리 셀, 모듈 등 많은 말들이 나오는데 다소 어렵다고 느껴질 수가 있다. 그렇다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넘어가 버리면 2차전지에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무지성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내가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산업과 투자를 하고 있는 산업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해를 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으니 오늘 이 글을 봤다면, 2차전지에 대해 공부하고 가자.
도대체 2차전지가 뭐야?
2차전지를 공부하기 전에 1차전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1차전지는 충전을 할 수가 없고, 그래서 사용하면 방전만 된다. 흔히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일회용 건전지가 1차전지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2차전지는 충전이 가능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 폰을 예로 들어보자.
스마트 폰 배터리가 계속 방전만 되고 충전이 안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일회용 건전지는 계속 바꿔줘야 하니깐 그로 인해 환경 문제는 심해 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2차전지는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그럼 2차전지는 어떻게 충전이 가능한 것일까?
겉으로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배터리의 형태와 다르지 않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배터리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를 확인할 수가 있다.
바로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다.
2차전지에서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4개의 단어가 나온다면 2차전지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이 4가지 구성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기 전에 2차전지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리튬을 먼저 살펴보자.
2차전지에서도 니켈 수소전지, 납축전지, 니켈카드뮴 등 종류가 굉장히 많다.
현재 배터리 종류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 바로 '리튬이온전지'이다. 쉽게 말해서 배터리 안에 리튬이 들어가 있다는 말이다.
왜 많고 많은 물질 중에서 리튬이 가장 많이 사용될까?
2차전지가 충전이 되고 방전이 되는 원리를 먼저 간단하게 말하자면 양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면 충전이고, 음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양극으로 이동하면 방전이 되는 원리다.
그러니까 리튬이 충전이랑 방전이 되는 과정에서 '왔다 갔다 '해야 된다.
그럼 양극과 음극을 '왔다 갔다' 잘하려면 어떤 특징이 있어야 될까?
가벼워야 이동하기가 쉽다. 리튬은 가볍다. 수소와 헬륨 다음으로 가벼운 물질이 리튬이다. 그리고 리튬이 다른 물질과 비교했을 때 에너지 용량도 크고, 오래 쓸 수 있어서 리튬이온전지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기본은 여기까지 하고, 그럼 이제부터 2차전지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에 대해서 알아보자.
양극재
첫 번째 양극재이다.
앞서 배터리에는 리튬이 들어간다고 했다. 리튬이 들어가 있는 공간이 바로 양극이다. 배터리의 구성요소 4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양극재이다. 그래서 '양극재는 배터리의 심장이다'라는 표현을 쓴다. 왜냐하면 배터리의 용량과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배터리 용량은 왜 중요할까?
만약 우리는 스마트폰을 한번 충전하면 일주일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하루를 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일주일을 쓸 수 있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전기차라고 다르지 않다. 한번 완충하고 주행거리가 더 긴 자동차를 선택할 것이다. 따라서 양극재는 배터리에서 용량과 사용시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우리가 배터리를 충천하거나 사용할 때 배터리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반응들을 일으키는데 리튬 자체만으로는 반응이 좀 불안정하다. 그래서 리튬이랑 양극활 물질이라고 해서 양극에서 배터리 전극에 반응하는 물질을 더하게 되는데(플러스하게 되는데) 양극활 물질에는 니켈, 알루미늄, 망간, 코발트, 인산, 철을 활용한다.
바로 이 부분이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원자재가 들어가고, 이 원자재의 수급이 불안해지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물질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비율을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성질도 달라지게 된다.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으로 조합하면 NCA 배터리 / 니켈, 코발트, 망간으로 조합하면 NCM 배터리 / 인산, 철로 조합하면 LFP 배터리라고 한다. 여기서 NCA 배터리와 NCM 배터리는 세 가지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삼원계 배터리라고 하고, LFP 배터리는 두 가지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원계 배터리라고 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보통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하고, LG에너지 솔루션과 SK온은 니켈, 코발트, 망간을 사용하는 NCM 배터리를 삼성 SDI는 망간 대신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는 NCA 배터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작년 7월까지 큰 상승을 했던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생산 국내 1위 기업이고, 그중에서 NCA 배터리 부분에서 세계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이원계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원계 배터리는 삼원계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지만,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에 대한 안정성이 높다.
아래 표는 삼원계 배터리와 이원계 배터리를 비교한 자료이다. 각각의 장단점을 알아두자.
우리나라는 중국과 배터리 경쟁을 하고 있는데 2021년 테슬라가 이원계 배터리를 테슬라 전기차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뒤 국내 2차전지 주가가 한때 하락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삼원계 배터리가 주력이다 보니 이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가격이 저렴한 이원계 배터리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니켈, 코발트 같은 가격이 다소 비싼 물질의 비중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 비중을 높여 하이망간 배터리를 개발하여 이원계 배터리에 경쟁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음극재
앞서 리튬이 들어있는 공간이 양극이라고 하였다. 충전을 하게 되면 양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을 한다.
서서히 리튬이온이 이동을 하면서 충전이 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럼 음극에서는 리튬이온을 잘 저장하고 있다가 스마트폰이나 전기차를 사용하면 그때 리튬이온을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음극재이다.
앞서 양극재가 배터리 용량을 결정했다면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배터리 원가의 15%를 차지한다.
예를 들어 2~3년이 지난 스마트폰은 완충을 해도 처음 샀을 때보다 배터리가 금방 닳는다. 얼마나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게 바로 음극재라고 할 수 있다. 양극재에서 양극활물질은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있었던 것처럼 음극활물질도 있는데, 바로 흑연이다. 이 흑연이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차세대 소재로 실리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리튬이온을 10배 정도 더 많이 저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실리콘의 단점은 팽창을 한다는 것이다. 충전이랑 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실리콘이 팽창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내부의 전자를 파괴한다는 단점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해액
세 번째로는 전해액이다. 앞서 리튬이온이 충전과 방전을 하는 과정에서 양극이랑 음극을 왔다 갔다 한다고 했다.
리튬이온의 이동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전해액이다. 쉽게 말해 리튬이온이 양극이랑 음극을 잘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라고 생각을 하면 이해하기 쉽다. 배터리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전해액이 혹시라도 반응을 일으켜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면 안 되기 때문에 전해액은 배터리의 성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터리 원가에 약 10~ 15%를 차지하고 있다.
전해액에서 '액'은 리튬이온을 이동시키는 매개체가 액체라는 뜻이다. 이 전해액의 액체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서 배터리를 팽창시키기도 하고, 배터리 누액 문제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배터리 업계에서 주목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전고체 배터리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액을 사용하지 않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누액에 대한 문제도 없고, 발열의 위험성도 없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더해 고체 전해질이 뒤에서 배울 분리막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분리막이 필요가 없다. 그럼 분리막이 없는 공간의 빈자리를 배터리 요소로 채워서 용량을 높일 수가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그래서 전고체 배터리를 '꿈의 배터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연구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상용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2020년 후반이나 2030년이 되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 같다.
분리막
마지막은 분리막이다.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막을 말한다. 양극과 음극이 만나게 되면 불이 난다.
그래서 양극과 음극이 만나지 못하도록 둘의 만남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분리막이다. 배터리의 안전을 담당한고, 배터리 원가에 1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충전과 방전을 통해 리튬이온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분리막이 있으면 어떻게 이동을 할 수 있을까?
바로 분리막에는 굉장히 미세한 구멍들이 있다. 그 미세한 구멍으로는 리튬이온만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괜찮다. 그리고 분리막은 당연히 얇고 튼튼할수록 좋다. 분리막이 얇아야 그만큼 더 많은 물질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구성요소 정리
여기까지 배터리의 4가지 구성요소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을 결정하고,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 음극재는 배터리의 수명을 결정하고, 배터리 원가의 15%를 차지한다.
- 전해액은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고, 배터리 원가의 10~15%를 차지한다.
- 분리막은 배터리에 안전을 결정하고, 배터리 원가의 15%를 차지한다.
배터리 모양에 따른 특징
2차전지는 모양에 따라서 파우치형, 각형, 원통형으로 나뉘고 각 모양마다 특징들이 있다.
첫 번째로는 파우치형이다.
배터리를 얇고 부드러운 필름으로 패키징을 했기 때문에 파우치형이라고 한다. 배터리 소재를 겹겹이 쌓고 패키징을 했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굉장히 높고, 패키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전기차 업체가 요구하는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맞춤 생산으로 인해 원가가 높아지고, 열 관리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제조하고 있고, 현대기아차, GM, 포드, 르노, 볼보, 닛산 등의 전기차에 탑재가 되고 있다.
두 번째는 각형이다.
배터리 소재를 알루미늄 캔 케이스에 사각형 형태로 패키징 한 배터리이다. 네모 모양이니까 당연히 원통형보다는 공간 활용도가 높다. 그리고 알루미늄 케이스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아서 자동차 사고에도 잘 견딜 수가 있다.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하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서 대형화가 어렵고 열이 잘 방출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 SDI, CATL BYD에서 주로 생산하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등의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원통형이다.
원통형은 동그랗게 생긴 배터리이다. 가장 오래된 배터리 형태이기 때문에 기술은 이미 검증이 되어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규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크게 만들거나 작게 만드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정형화된 제품 이외에는 다른 제품을 사용하기 힘들어 사용 범위가 한정적이다. 또한 원통 모양이다 보니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어렵고, 수명도 짧다는 단점이 있다. 파나소닉에서 대부분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고, 테슬라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 셀, 배터리 모듈, 배터리 팩
하는 김에 배터리 셀, 배터리 모듈, 배터리 팩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2차전지 관련 기사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데 배터리 셀은 뭐고 배터리 모듈은 뭘까?
배터리의 단위라고 생각하면 된다. 배터리 셀을 여러 개 묶어서 모듈을 만들고 이 모듈을 여러 개 묶어서 팩을 만들어 전기차에는 최종적으로 배터리가 하나의 팩 형태로 들어간다.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경우 384개의 배터리 셀이 32개 모듈로 연결되어 있으며 8개의 서브 배터리 팩으로 구성된다. 배터리 셀을 한꺼번에 연결하지 않고 배터리 모듈과 팩으로 그룹화해 연결하는 이유는 배터리 셀에 기체 또는 이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냉각효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또한 배터리 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일일이 해당 셀을 찾아야 하는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등 배터리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배터리 기업들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 자체에 집중을 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배터리 셀에 대한 개발 방향성이 잡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모듈이랑 팩 기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전기차에는 결과적으로 최종 탑재되는 형태가 팩 형태이기 때문에 팩이 얼마나 슬림하냐 얼마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보호해 주느냐 이런 거에 따라서 전기차의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스펙의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렇게 2차전지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알아봤는데, 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추가적인 공부를 통해 앞으로 2차전지의 산업과 2차전지 투자에 도움 되는 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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