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을 하는 투자자라면 반가운 소식이다.
대량 주문 취소 사태로 1년 넘게 중단 되었던 "데이마켓"이 11월부터 재개 된다고 한다.
장기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장이 열려 있는 시간에 거래를 못한다는건 실시간으로 사고 파는 주식시장에서 말이 안되는 사건이긴 하다.
“그런데 이번엔 과연 안전할까?”
주간거래 서비스가 가능했던 이유
주간거래란 말 그대로 한국 낮시간동안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다.
원리는 간단하다. 내가 국내 증권사 앱에서 매수 주문을 넣으면, 그 주문은 해외 브로커를 거쳐 미국의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로 전달된다.
쉽게 말해, 정규장이 열리지 않은 시간에도 ATS라는 별도의 시장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거다.
삼성증권이 2022년 처음 서비스를 도입한 뒤 빠르게 확산되었고, 한때는 국내 18개 증권사에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나도 그때 “드디어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졌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중단이유? 9만 개 계좌, 6천억 원 주문이 한순간에 취소
그런데 2024년 8월, 사건이 터졌다. 당시 모든 증권사가 의존하고 있던 블루오션(Blue Ocean ATS)이 주문 폭주로 멈춰버린 거이다.
한순간에 9만 개 계좌에서 6,333억 원 규모의 주문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미 체결된 줄 알았던 주문이 뒤집히면서 투자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결국 모든 증권사는 주간거래를 중단했고, 금융당국은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단순한 버그 수준이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재개하는 이유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졌다. “낮에 거래할 수 없으니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많았고, 미국 전기차나 반도체 뉴스가 낮에 터지면 손 놓고 바라만 봐야 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미국에서는 블루오션 외에도 새로운 대체거래소가 승인되었다. 이제 하나의 ATS에만 의존하지 않고, 복수의 채널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결국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가 협의해, 2025년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주간거래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했다.

안전장치는 있나?
안전장치 1 - 복수 회선과 복수 거래소
이번 재개에서 가장 핵심은 ‘복수 회선’이다.
국내 증권사는 반드시 메인 해외 브로커 외에 예비 브로커를 둬야 하고, 해외 브로커 역시 최소 두 개 이상의 ATS를 연결해야 한다.
만약 블루오션 같은 특정 거래소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ATS로 자동 전환해 거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처럼 한 군데가 멈추면 전체가 올스톱 되는 구조를 막기 위한 장치다.
안전장치 2 - 롤백 시스템
두 번째는 ‘롤백 시스템’이다.
만약 주문 체결에 오류가 생기면, 계좌별·시간대별·체결번호별로 거래를 되돌려 잔고를 신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작년 사고 때는 이런 시스템이 없어서 투자자들이 장시간 혼란을 겪었는데, 이제는 그나마 빠르게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거다.
안전장치 3 - 투자자 보호 강화
세 번째는 투자자 고지와 보상 체계다.
주간거래는 정규장 대비 유동성이 적고, 가격 변동성이 크며, 거래 취소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증권사는 이런 위험을 투자자에게 사전 안내해야 하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자체 보상 절차와 대응 매뉴얼을 따라야 한다.

그래도 남아 있는 리스크
솔직히 말해, 제도가 보완됐다고 해도 완벽하게 안전한 건 아니다.
유동성 부족
낮 시간대 거래 참여자가 많지 않아 스프레드가 커질 수 있다. 일부 종목은 원하는 가격에 체결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가격 왜곡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순간적으로 실제 가치와 다른 가격에 거래될 수 있다.
책임 소재
만약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한다면, ATS와 해외 브로커, 국내 증권사 중 누가 보상 책임을 지는지는 여전히 민감한 문제다.
나도 주간거래가 다시 열린다 해도, 모든 자금을 몰아넣기보다는 시험 삼아 소액으로 먼저 해볼 생각이다.
주간거래는 분명 매력적인 서비스다.
한국에서 낮에도 미국 주식을 살 수 있다는 편리함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큰 장점이 된다. 나도 그 편리함을 다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하지만 동시에, 이건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 기회를 넓히는 도구로 활용하되, 정규장 거래보다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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